인문학 열풍의 시대입니다. 교보문고에서 고전과 인문학을 검색해 보면 각각 11,149건, 899건의 결과가 나옵니다. 이 두 가지 키워드의 책만 평생 읽어도 못읽을 양이죠. 이러한 인문학 열풍은 '사람에 대한 이해를 위한 갈망'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말이야 말로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흐름출판의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말공부는 이런 우리의 원츠(Wants)를 채워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논어', '맹자', '장자', 등의 철학서, '사기', '십팔사략', '전국책', 등의 역사서, '설원', '세설신어' 등의 설화집을 비롯한 수십 권의 고전에서 찾아낸 명대화들을 담고 있습니다. 말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초점도 잘 맞춰져 있습니다.


고전은 유익하기는 하나 현시대와 동떨어져 현실에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조윤제는 삼성전자 마케팅실, 삼성 영상사업단, 스타맥스의 마케팅팀장을 지낸 사람입니다. 실무현장에서의 경험이 풍부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고전의 말에 대한 저자의 현대적 해석이 뛰어납니다.


이 책은 총 10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편의 제목을 '촌철살인', '언중유골', '지피지기', '언어유희', '우화우언', '이류이추', '이심전심', '일침견혈', '선행후언', '일언천금' 등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자성어로 만들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책 곳곳에 숨어있는 여러 고사성어들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명마를 구하기보다 백락을 찾으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락은 춘추전국시대 주나라 사람으로 당시 가장 뀌어난 말감정사였습니다. 이 말이 생긴 일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말을 팔고자 3일 동안 시장에 나갔지만 아무도 그 말을 알아주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백락을 찾아가 부탁했다.

"제 말이 훌륭한 준마인데 막상 팔려고 시장에 나가도 관심 갖는 사람이 없습니다. 부디 그곳에 오셔서 말을 잠깐 보시고, 뒤돌아 가시다가 한 번만 뒤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말 장사로 버는 돈 하루치를 드리겠습니다."

백락이 곳 그곳에 들렀고, 한 번 뒤돌아 보고 갔는데 말 값이 열배가 뛰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뛰어난 천리마 열마리를 구하는 것 보다 그것을 알아보는 능력을 가진 명마감별사 백락을 얻는 것이 낫고, 열 자루의 좋은 칼을 얻는 것 보다 한 명의 명검장인 구야를 얻는 것이 나으며, 사방천리 땅을 얻는 것도 한 명의 현자를 얻는 것만 못하다."입니다.


결국 말이 백락, 구야, 현자를 얻게 해줍니다. 이것이 말공부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진짜 말공부는 말 자체가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을 충실히 하는 것임을 저자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말은 단순히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품과 인격, 가치관, 그리고 본성들이 집약되어 나오는 것이다. 내면의 힘이 말의 힘이 되고, 내면의 충실함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을 기술로 배우려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내면보다는 겉을 꾸미고 겉치레 말로 포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곧 밑천이 드러나고 마는 것이다."

이 책의 메시지와 이야기들을 잘 숙지하는 것 만으로도 좋은 말공부가 됩니다. 하지만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갈고 닦는 것이야 말로 진짜 말공부 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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