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마무리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SBS스페셜을 시청하는 것인데요. 신년특집 3부작으로 '부모 vs 학부모'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치열한 입시경쟁이 사회적인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그 원인이 부모에게 있다는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류승룡의 나레이션 역시 훌륭합니다.

학생들이 죽어나가는 사회

한 해 자살하는 학생수가 3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이유가 학업성적의 문제입니다. 실은 대부분이 상위권이라는 것이 놀랍습니다. 실제 한 자율형 사립고의 학생이 학교생활과 친구관계를 무리없이 잘하다 유서 한 장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학교의 20~30퍼센트는 서울대나 카이스트에 가고 나머지 대부분은 연고대에 가지만 학생은 상위 30퍼센트에 들지 못했고,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걸 알지 못합니다. 아니 알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는 말이 더 정확합니다. 사회는 오직 최고대학만을 목표로 달릴 것을 요구합니다. 그 그룹을 위해 달리는 수많은 학생들이 노력은 하지만 '나는 어렵다'라고 생각하게 되면 스스로 '나는 세상에 필요없는 존재야.'라고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것이 꽃 한 번 피워보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는 풀처럼 우리 학생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이끄는 것은 아닌가합니다.

부모의 믿음이 제일 중요

방송에서 흥미로운 분석을 한 가지 합니다. 서울대 경영대 13학년 학생 107명을 대상으로 중,고등학교 시절 성적의 변화를 조사한 것입니다. 꾸준히 성적을 낸 학생은 25.7%에 불과했습니다. 그 중 '슬럼프 극복형'의 학생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이 학생들은 중,고등학생 시절 게임에 빠져 오랜 기간을 보냈지만 스스로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다시 성적을 향상시킨 유형입니다.


이 유형의 학생들 뒤에는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어주는 부모가 있었습니다. "아이 성적표 나오는 날이 제일 두렵다. 나도 이렇게 두려운데 아이는 오죽하겠느냐? 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 한 부모의 말입니다.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어도, 공부 외의 다른 취미에 빠져있어도 크게 간섭하지 않습니다. 오직 지켜볼 뿐입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말입니다.

행복은 '지금 현재'에 있는 것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아동극 '파랑새'처럼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오늘 운전하다 김보성이 나온 컬투쇼를 들었습니다. 정찬우가 김보성에서 "행복하세요?"라고 질문하니 "행복해 지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때부터 우스겟소리로 "그럼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는 거네요?"라며 말꼬리를 잡는 모습이 유쾌하게 풀어졌습니다. 행복은 노력해서 찾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지금 현재' 느끼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는 지금 행복하니?"라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네, 행복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즐겁게 하고 있는 회사생활, 평균 이상의 월급이 꼬박꼬박 잘 나오는 것, 건강하신 부모님의 모습, 점심먹고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마시는 커피 한 잔, 마트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와 냉장고에 넣을 때. 이런 모든 순간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이렇게 우리 일상 속에 있습니다.

'신뢰'가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가 되길 바라며...

인생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납니다. 부모자식, 친구, 연인, 상사, 동료들과의 관계 말이죠. 관계 문제의 핵심은 '신뢰'에 있습니다. '믿는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믿어야 하는 사람들은 맹목적이어서는 안되지만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라는 느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배려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믿게 해야 할 사람들'역시 '믿어라.'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행동 속에서 일관됨과 지속성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재기로 적발되어 상처는 남겼지만 작년에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관계의 힘'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 만큼 관계에 문제가 많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 아닐까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관계의 핵심임을 깨닫고 '신뢰'가 우리사회의 핵심가치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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