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3시경 주요 포털인 다음과 네이트의 실시간 검색어가 모두 '삼성+대학명'으로 도배되었습니다. 



삼성이 각 대학에 통보한 추천인원수가 얼마인지 각 대학 학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만큼 취업 준비생들의 삼성입사에 대한 관심도 크고 취업걱정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는 방증이라 생각됩니다. 삼성은 SSAT 시험에 소요되는 사회적비용이 막대하다는 비판으로 3급 대졸신입채용 제도에 대대적인 수술을 했습니다.


발단은 이랬습니다. 주요 언론을 통해 이른바 '삼성 수능'이라고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지원하는 인원수가 한 해 20만명에 이르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SSAT 시험진행을 위한 고사장 섭외, 고사장 관리 인력 인건비, SSAT 시험지 인쇄 및 배송 등 직접비용만 수십억이 소요되는데다 SSAT 합격을 위한 교재구입비, 사설학원 수업료 등 사교육 시장까지 포함하면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은 “삼성 채용의 기본 원칙인 ‘능력 중심 채용’과 저소득층, 지방대 졸업생, 여성인력 등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는 ‘열린 채용’은 유지하되 SSAT를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개인적,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개선안을 내놓겠다”며 제도개선의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지난 주, 그 결과로 삼성은 전국 200개 대학 총장에 인재추천권을 부여하고 연중 수시채용을 강화하는 등 '신입사원 총장 추천제'라는 카드를 내놓습니다. 아울러 지난 1995년 폐지한 서류전형을 20여년 만에 부활시킵니다. 이에 언론은 삼성이 대학을 서열화 했다며 강도높게 비판합니다.


지난 25일, 삼성은 각 대학에 총장추천인원을 통보했습니다. 한국대학신문 등 언론을 통해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성균관대가 115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대와 한양대가 110명, 고려대, 연세대, 경북대가 100명 순입니다. 삼성재단인 성균관대와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제외하면 한양대(110), 경북대(100), 부산대(90), 인하대(70)가 눈에 띕니다. 지방대가 두 곳이고, 한양대와 인하대는 공대가 강한 대학입니다.


삼성의 대표회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228.69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그 중 약 61%인 138.82조원이 갤럭시 등 스마트폰을 만드는 IM부문에서 나왔습니다. 기술로 먹고사는 기업이라는 말입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기지는 경북 구미에 있습니다. 취업하면 구미에서 근무할 인원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능력있는 취업준비생들이 지방근무를 꺼려합니다. 기껏 뽑아놓은 인원이 지방으로 발령냈다고 해서 나가버리는 것이 부지기수입니다. 회사입장에서 엄청난 손실입니다.


삼성의 연간 채용인원은 2010년 8,000명 이후로 매년 9,000명 규모를 유지해 왔고, 올해도 같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국대학신문이 조사한 각 대학별 추천인원은 현재까지 2,300명선입니다. 여기서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듯합니다. 나머지 6,500여명은 서류전형을 거쳐야 하지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별 총장추천만으로 대학을 서열화 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보입니다.


물론, 총장추천인원을 선발하기 위한 공정한 잣대도 필요합니다. 각 대학별로 이 일로 분주해보입니다. 총장추천은 전체 삼성 입사전형 단계 중 단지 서류전형만을 면제해 주는 것입니다. 능력은 있으나, 단지 스펙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면접조차 볼 수 없는 학생을 배려하기 위함입니다. 총장 추천을 받았지만 SSAT이후 전형에 응시하지 않거나, 최종합격 후 삼성에 입사하지 않는 인원이 얼마나 나올지도 현재로선 알 수가 없습니다. 일단은 시간을 두고 지켜봄이 타당할 듯합니다.


총장의 추천을 받은 사람이 SSAT이후 전형에서 유리한 고지에 선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서류전형에서 3분의 1에 해당하는 만큼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그 이후는 개개인의 능력의 문제입니다. 진짜 경쟁은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면접관들 역시 면접에 온 학생이 총장추천인지 아닌지 모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능력있는 사람이 추천을 받지 못해 떨어질 이유가 없습니다. 아직 한 번도 적용해 보지 않은 제도를 가지고 비판적인 목소리만 내는 것은 자중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 오늘(1/28) 오전 10시를 기해 삼성에서 총장추천제를 포함한 신입사원 제도개선안을 전면 유보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 포스팅은 어제(1/28) 저녁에 작성된 것입니다.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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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끄러울줄아는인간이되자

    자본이 교육을 집어 삼키면
    교육은 자본의 이익들 돕는 도구로 이용됩니다.
    이런 생각이 억지일까요?

    언론이야 보다시피 삼성에 장악됐지만(삼성 까는 기사를 본 적이 있나요?)
    교육마저 그래야 한다면 세상 참 아름답게 돌아가겠네요.

    적어도 교육과 언론만큼은 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웠으면 좋겠습니다.

    2014.01.27 19: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ZEN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글을 쓴 의도는 채용에 대한 제도개선이
      말씀드린대로 대학을 서열화 하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언론과 교육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2014.01.27 21: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2. HOOKMAN

    저도 한때 싸트를 본적이 있었는데.. 정말 .. 고사실이 수능은 저리가라 였죠...ㅋ

    2014.01.27 19: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