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건, 10월 1건, 11월 3건, 12월 26건, 1월 34건. 블로그에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2개월 여가 지났습니다. 어제 처음으로 일방문자 500명을 돌파했습니다. 여느 파워블로거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 지 모르나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사진 : Abee5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이제 글을 쓰기 위해 공부한다." 좋은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평소에도 책을 상당히 빨리 읽는 편인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입니다. 책 한 권을 접하면 목차, 페이지수, 판형을 훑어보고 대충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합니다. 신국판(148X225mm) 300페이지 분량의 실용서면 '3시간 정도면 읽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 보다 빨리 읽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요즘은 이런 책을 1시간 만에 읽고 있습니다. 책에 따라서는 이런 독서가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미 알고 실천하는 내용들은 스킵하며 읽을 수 있는 자기계발서류가 그렇습니다. 모든 책을 이렇게 읽을 순 없습니다. 읽은 것들을 주제로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방문자수에 집착하면서 생긴 버릇입니다. 이로 인해 진짜 '읽는 즐거움'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즐거움은 '읽기'라는 과정을 통해서 생각하고, 느끼고, 감동을 받고,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제 지난 두달의 읽기는 읽고, 포스팅하고, 방문자를 보며 즐거워 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는 교만이고 허영입니다. 책을 읽는 '나'는 없고, 책을 읽은 '나'를 보는 다른 사람의 시선만 생각했습니다.


이런 찰나에 '생산적 책읽기, 두 번째 이야기'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이라는 책을 통해 잘 알려진 안상헌의 두번째 독서 방법론이자 독서철학이 담긴 책입니다. 대학시절 모티머 J.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과 함께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을 독서법의 교과서로 정해두고 즐겁게 읽었기 때문에 '생산적 책읽기, 두 번째 이야기'역시 바로 구입했습니다.저자는 독서의 양을 따지는 독서법을 경계합니다. 양을 따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남독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합니다. 뜨끔했습니다.

"지적 갈망과 지적 허영은 다른 것이다. 갈망은 읽고 싶은 마음의 반영이지만 허영은 읽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라며 쐐기를 박습니다. 글을 쓸 생각이 있다면 결코 빨리 읽어서도 안된다고 합니다. 문장력을 키워주지 않으며, 어휘력도 늘려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명하게 읽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책을 읽는 목적에 맞게 완급을 조절하고, 줄을 긋고, 필기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게 저자가 주장하는 '현명한 읽기'입니다.


책 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은 '책을 읽었다'라는 성취감이 아니라, 책을 통해 감동해서 눈물 흘리고, 책과 함께 웃고 울며 나를 돌아보는 데 있습니다. 지적호기심과 겸손한 마음으로 좋은 책 자체에 대한 애정으로 책을 대하고 생각 뿐아니라 내면을 변화시키는 것. 이것이야 말로 책을 읽는 진짜 즐거움이 아닌가 합니다. 책 읽기의 즐거움은 책을 읽는 과정 그 자체에 녹아있습니다.

"삶의 목적이 죽음이 아니듯 여행의 목적도 도착이 아니다. 여행의 목적은 여행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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